임금도 챙겨먹었다는 경옥고, 집에서 만드는 법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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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구라 작성일18-11-24 00:31 조회505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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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앞에서 닷새... 길었지만 즐거웠던 시간
[오마이뉴스 정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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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명종실록에 나온 내용이다.
"내의원(內醫院)이 경옥고(瓊玉膏)·생지황(生地黃)·전약(煎藥)을 진어(進御)하기를 주청하니, 윤허하였다. 사신은 논한다. 옥후(玉候) 가 좋지 못하여 매번 약이(藥餌)를 진어하기 때문에 경옥고 진어의 주청이 있었다." (명종 22년)
영조실록에 나온 내용이다.
"임금이 집경당에 나아가 부관(部官)122) 에게 명하여 유생(儒生)들을 거느리고 들어와 입시하게 하고, 탕제(湯劑)를 들여야 되는지의 여부를 하순(下詢)하였다. 유생 중에 경옥고(瓊玉膏)를 드시기를 청하는 이가 있어서 임금이 약원(藥院)에 약을 지어 올리라고 명하였다." (영조 51년)
건강을 챙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건강식품과 기능성 식품을 먹는다. 보약이나 영양제를 가까이 놓고 먹는 이들도 많다. 경옥고는 기운을 보충해주는 한방영양제라고 할 수 있는데 조선왕조실록에 임금들이 경옥고를 복용한 사례가 여러 차례 나온다. 특히 영조의 장수비결이 경옥고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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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옥고 재료를 담은 항아리 생지황즙, 인삼과 복령가루, 그리고 꿀을 넣어 섞은 모습 |
| ⓒ 정덕재 |
경옥고 만들기 도전
시골에 손바닥 만한 농막을 지은 뒤 몇 가지 직접 만든 것 중에 하나가 경옥고이다. 지난해 길었던 추석연휴에 처음 시도한 이후 지난달 명절연휴에도 경옥고 만들기에 도전했다. 재료는 생지황. 인삼, 백령, 꿀 네 가지가 들어간다. 생지황은 기계를 이용해 즙을 냈고 인삼과 백령은 금산 약초시장에서 가루로 만들어왔다.
사흘 밤낮 불을 지피고 하루 식히고 다음 날 또 다시 불을 때야 한다. 큰 통 안에 재료를 담은 항아리를 넣고 사이에 물을 채워 중탕하는 과정을 거쳐 경옥고가 만들어진다. 닷새 동안 계속 작업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일정을 하루 단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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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덕에 불때기 큰 통안에 경옥고 재료가 담긴 항아리가 들어있다. 불을 꺼뜨리지 않고 사흘 밤낮을 이어가야 한다. 나는 기간을 하루 단축했다. 내 맘이니까. |
| ⓒ 정덕재 |
가장 힘든 일이 불을 꺼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낮에는 내가 장작을 넣었고 밤에는 휴학 중인 아들이 화덕 앞을 지켰다. 나는 밤 10시만 되면 졸음이 밀려와 잠자리에 들었고 아들은 노트북을 가지고 게임을 하며 새벽까지 불을 지켰다. 해외 프리미어 축구 중계보기, 게임하기 등에 익숙한 청년이라서 밤샘은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아침 5시 무렵에는 내가 다시 장작을 넣는 일을 반복했다.
"아빠, 이런 거 만드는 게 좋아?"
"직접 만들어 먹는 게 더 몸에 더욱 와 닿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집에서 먹는 된장찌개랑 식당 된장찌개랑 다르잖아"
"그렇긴 하지만 노동력 대비 효과가 어떨지... 아무튼 아빠는 자격증도 없는 돌팔이잖아"
"난 네이X 형이나 다X 동생을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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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야에 불때기 깜깜한 밤에 장작불의 온기를 느끼며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보는 즐거움도 쏠쏠했다 |
| ⓒ 정덕재 |
화덕 앞에 앉아 부자간에 이런 얘기를 나누는 것도 즐거움 중에 하나였다. 긴 대화는 아니었지만 자잘한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녀석은 맥주 한캔 들고 나는 소주와 맥주를 적절하게 배합한 최상의 술로 건배를 하기도 했다. 장작불에 구운 밤은 입안을 즐겁게 하는 안주로 충분했다.
불을 때는 과정은 장작만 잔뜩 넣어 놓고 다른 일을 하면 되는 게 아니다. 물론 화덕을 계속 지켜볼 필요는 없지만 중탕을 하기 때문에 증발한 물을 지속적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
내가 만든 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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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옥고 식히기 이틀간 불을 때고 하루 식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는 일정상 이틀 식혔고 다음날 다시 불을 땠다. 문헌에는 흐르는 물에 식히라고 했지만 주위환경상 바람으로. |
| ⓒ 정덕재 |
"뭘 그렇게 몇 날을 끓인댜?"
"그냥 뭐 좀 만들어요."
"뭐 좋은 거 만드네벼?"
"그냥 뭐..."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말을 건네는 이웃도 한 둘 있었다. 그냥 얼버무리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불을 지피는 게 피곤한 일이긴 해도 한밤에 불을 지피다 보면 달밤의 고요함을 느낄 수 있다. 달빛 흐르는 산자락에서 장작불을 쬐며 가을밤의 추위를 달래는 동안, 간간이 들리는 개짖는 소리가 적막을 깼다.
경옥고를 만든 지 어느새 한 달 남짓. 숙성의 기간을 거쳐 얼마 전부터 먹기 시작했다. 하루에 한 숟가락씩 경옥고를 먹으며 그 속에 스며있는 달빛과 숲속의 바람과 장작의 불기운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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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성된 경옥고 처음 재료가 들어간 항아리와 비교해 보면 차이를 알 수 있다. 뭉쳐서 환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집에서 먹는 거라서 그냥 숟가락으로 퍼먹고 있다. |
| ⓒ 정덕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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